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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화, 단 둘이 옥상에서

미즈키 : 아, 또 있어.

루이 : 안녕 미즈키 군. 오늘은 늦었잖아. 벌써 3교시야.

미즈키 : 아니, 그러니까 왜 항상 기다려? 우리 아무런 약속 안 했는데?

루이 : 응. 지금, 희곡 읽고 있어.

미즈키 : 또 내 질문에 답도 안하고…….

루이 : 아니아니, 오늘은 대답하고 있는데. 이 희곡은, 어떤 인물을 마냥 기다린다는 얘기야. 그래서 나도 너를 기다리면, 등장인물의 마음에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야.

미즈키 : 헤에. 그 희곡, 재미있어?

루이 : 정확히—— 사람마다 다르지.

미즈키 : 그런 건, 무슨 얘기든 그렇잖아.

루이 : 이 희곡은 특히 더 그래. 쉬운 결말은 없고, 해석은 관객에게 맡겨지는 거야.

미즈키 : 흠. 그런 얘기, 싫지는 않지만……. 선배는, 그런 것도 읽는구나. 어느 쪽이라고 하면, 재미있는 쇼를 하고 싶은 거 아니야?

루이 : 맞아. 그러니까 여러 가지를 보는 거야. 재미있는 쇼를 만들기 위해서.

미즈키 : 재미있는 쇼를 위해서, 여러가지 것들을, 말이지……. ……그럼, 여기에 오는 것도 그런 건가?

루이 : 에?

미즈키 : 나 같은 거랑 얘기하는 게, 재미있는 쇼를 만들기 위한 좋은 소재가 될까 해서.

루이 : ……응: 그렇네. 확실히 너는 좋은 소재가 되어있어. 하지만, 나에게 있어선, 누구나 쇼의 소재지. 너뿐만이 아니라.

미즈키 : ……. ……아 그래.

루이 : 후후. 생각건대, 나는 이런 식으로, 뭐든지 쇼를 중심으로 생각해 버리는 점이 좋지 않은 점일지도 모르겠네.

미즈키 : 라고 말해놓고, 고칠 생각은 없잖아.

루이 : 물론이지.

미즈키 : 그것 때문에, 혼자가 돼도?

루이 : ……혼자. 그렇네……….


루이 : 고독이,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니지 않을까.

미즈키 : 에?

루이 : 고독은, 나에게 여러 가지를 주었어. 많은 쇼를 볼 시간을,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할 시간을…… 게다가, 옥상에 있는 외로운 동료들도, 말이지.

미즈키 : ……고독한데 동료라니, 모순 되어있잖아, 그거.

루이 : 후후, 확실히.

미즈키 : ……고독한 동료인가. 그러다가, 고독하지 않은 동료도 찾을 수 있으려나.

루이 : 글쎄, 어떨까. 그건 신만 알겠지.

미즈키 : 신 말이지. 어디에 있을까.

루이 : 글쎄. 아아, 그렇다면— 4교시 끝날 때까지, 같이 기다려보는 게 어떠니?

미즈키 : ……아하하. 그럼, 그래볼까. 어차피 우리들, 한가하고 말야~.

미즈키 : 루이에게는, 제대로 동료가 생겼구나. 그 츠카사라는 사람이라던가, 그리고 같이 있던 여자애라던가 말이야. 아—아, 루이에게 뒤쳐질 줄이야~. 무조건 내가 사회성 더 높은데~.

루이 : ……미즈키에게도 있는 거 아니니? 새로운 동료가.

미즈키 : 에?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루이 : 연출가로서의 감, 이려나?

미즈키 : ……아하하, 뭐야 그게. 나한테는 그런 거…….


미즈키 : …………동료, 라고 하면, 좀 감이 안 오는데. 그렇지만, 그런 느낌의 사람들을 만난 것 같기도 해.

루이 : 후후, 그런가.

미즈키 : ……그래서일까. 싫은 일도 많이 있지만, 지금은, 여기서 보이는 경치도, 그렇게 싫지는 않아.

루이 : 그럼, 서로,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네.

미즈키 : 그렇다고는 해도, 모처럼의 문화제인데 이런 곳에서 객쩍게 수다 떠는 점이라던가, 옛날이랑 하나도 안 바뀌었지만~.

미즈키 : ……응? 뭔가 학교 마당에 사람들 많이 모이지 않았어?

루이 : 아아, 이제 슬슬 후야제가 시작되는구나. 듣기로는, 춤을 추거나, 라이브를 하거나 한대.

미즈키 : 음—. 고등학교는 그런 것도 있구나.

루이 : ……응? 발자국 소리가 들리네. 누가 이쪽으로 오는 것 같아.

미즈키 : 에? 누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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