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하츠라뷸 기숙사 - 리들의 방 ]

똑똑
리들 : 들어와.
트레이 : 실례합니다. 리들, 사감 회의에 제출할 서류는 다 썼나?
리들 : 벌써 끝났어. 자, 이거.
트레이 : 아이쿠…… 대단한 양인데. 배송지는 학원장이면 되는 거지?
리들 : 응. 나는 아직 다른 서류를 정리해야 하니까, 부탁해.
트레이 : 알겠어, 금방 보낼게. 너무 애쓰지 마. 그럼, 갔다올게.
리들 : 정말이지…… 트레이는 옛날부터 심성이네. 그보다, 쉬고 있으면 스케줄대로 끝나지 않아. 빨리 작업을 끝내버리자. 음, 다음은…… 기숙사 대항 매지프트 대회의 등록증인가. ……과연, 아즈루가 작성한 만큼 규약이 많다. 읽는 것만 해도 고생이겠군.
쏴아아아…
리들 : 음, 비……? 문서를 체크하고 있어서 깨닫질 못했어. 꽤 오네. 예보에선 아무 말도 없었는데. ……트레이, 우산은 들고 나갔으려나.
[ 대식당 ]
——다음 날
트레이 : 엣취!
리들 : !
트레이 : 하아…… 식사 중에 미안해.
케이터 : 트레이 군, 감기?
리들 : 정말이지…… 그러니까 어제, 따뜻하게 하고 빨리 자라고 했잖아.
트레이 : 하하, 미안. 과제를 끝내고 싶어서 그만 밤을 새버렸지 뭐야. 그러니까 나 자신의 관리의 문제다. 리들, 네 잘못이 아니야.
리들 : 흥…….
케이터 : 잠깐 잠깐! 왜 감기에 걸린 트레이 군이 건강한 리들 군에게 사과하는 거? 내가 얽혀있지도 않은데, 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거야! 끼워줘~.
트레이 : 아니, 별 거 아닌…….
리들 : 어제, 내가 부탁한 심부름을 하다가 비를 맞고 말았어.
케이터 : 아~, 아마 내렸었지. 가만히 있질 않았네, 트레이 군.
트레이 : 아아…… 엣취!
리들 : 트레이, 열은 있나?
트레이 : 아침에 측정했는데…… 지금으로선 괜찮다고 생각해.
리들 : 저녁이 지나면 다시 재는 게 좋아. 식욕도 없는 것 같고…….
케이터 : 진짜다, 전혀 안 먹었잖아. 나중에 보건실 가는 건?
트레이 : 둘 다 과장이군. 괜찮아. 조금 몸이 나른할 뿐이야.
케이터 : 그럼 적어도 수프나 몸에 좋은 걸 먹는 게 좋아. 내가 사올까?
트레이 : 그러니까 과장이라니까. 그렇게까지 할 정도의 일은…… 엣취! 으으…….
케이터 : 아~아, 내가 뭐랬어. 리들 군…… 나, 트레이를 기숙사까지 데려다주고 올게.
리들 : ………….
[ 도서실 ]
리들 : 트레이 녀석, 결국 감기 악화되고 있잖아. 이러다간 내 기숙사생 관리 능력이 의심받고 말 거야. 가정 요리 레시피 책…… 있다. 음. 감기에 좋을 것 같은, 몸이 따뜻해지는 수프는…… 스파이시 카레 수프, 토마토와 고추 수프, 부추와 돼지고기 하바네로 수프…… 전부 몸은 따뜻해질 것 같지만 위에는 아닐 것 같네…….
릴리아 : 거기 소년, 무슨 고민일까.
리들 : 앗! 당신은, 디아솜니아의 릴리아 선배…… 도대체 어느새 등 뒤에…….
릴리아 : 상당히 집중하고 있더구먼. 뭘 찾는 겐가? ……어라, 그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레시피 책이잖나.
리들 : 아, 아니 이건……!
릴리아 : 자네, 요리 하는 겐가? 그 부분은 부사감의 담당인 줄 알았건만.
리들 : ……평소 같으면, 그렇겠지만요.
릴리아 : 하하, 그렇군. 트레이 녀석, 어찌저찌해서 감기에 걸린 건가.
리들 : 에? 어째서 그걸 알고 있는 거예요?
릴리아 : 이 몸이랑 같은 반이니까 말일세. 아침부터 끙끙대고 있으면 싫어도 눈에 들어와. 그렇단 것은, 위장에 좋은 가벼운 스프라도 끓여 먹이려고 했던 참인가?
리들 : ……그 감기는 저한테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릴리아 : 흠흠. 익숙하게도 칠전팔도하는 그 모습 이 몸도 본 기억이 있어. 그립구먼, 그땐 실버가 몇 살 때였는지…….
리들 : 칠전팔도라니, 엄살이네. ……레시피만 찾으면 되는 이야기입니다.
릴리아 : 아마 못 찾을 테지.
리들 : 어, 어째서 그렇게 단언할 수 있어요?
릴리아 : 쿠후후. 이 몸도 예전에 찾아본 적이 있어서 그렇다네. 감기걸림에 먹이는 가벼운 스프 따위는 너무 간단해서 거꾸로 레시피화 된 거잖나. 요리 전문가들의 오만함이 느껴지는군.
리들 : 그런……. 그럼, 다른 메뉴를 생각해야지.
릴리아 : 기다려 기다려, 그렇게 서두르지 말게나. 수프를 끓이는 법, 이 몸이 가르쳐 주마.
리들 : 엣!?
2.
[ 하츠라뷸 기숙사 - 주방 ]

리들 : 밤의 주방은, 이렇게 차가워지는구나…….
릴리아 : 불을 다루는 곳이니까 말일세. 아무도 없으면 시원한 게 도리지. 그럼, 빨리 시작하도록 하자. 트레이가 잠들기 전에 수프를 배달해 줘야지.
리들 : 네. 으음, 우선…… 냄비를 준비하면 되나요?
릴리아 : 음음. 그리고 물과 조미료네.
리들 : 물은 얼마나 써야 해? ……적당량, 은 피해주세요.
릴리아 : 컵으로 재면서 마시게 하고 싶은 만큼 넣으면 좋겠지. 조미료로 맛은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으니까 말이네.
리들 : 마시게 하고 싶은 만큼…… 3컵 정도, 입니까?
릴리아 : 아아, 호쾌해 호쾌해. 뭐 괜찮나, 대는 소를 겸한다고 하고. 다음은 콘소메를 한 컵에 숟가락으로…… 몇 잔이었지. 뭐 4잔 정도 될 것이네.
리들 : 알겠습니다. 그럼, 총으로 12잔이네요.
릴리아 : 다음은 간을 맞춰서 끓이기만 하면 되는 것은 여기서부터일세. 적당량의 온 퍼레이드라네.
리들 : 윽……… 피해달라고 말했는데……… 정말로 “적당량”으로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 질까요………. 그래서, 뭘 “적당량”으로 넣어야 하죠? 먼저 소금부터인가요?
릴리아 : 음, 기본은 소금이다만, 넣고 싶은 걸 넣는 게 제일 좋아. 예를 들면…… 자네, 좋아하는 것은?
리들 : 저는 딸기 타르트입니다. 수프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만.
릴리아 : 그렇구먼. 좋아하는 거라면 식욕 증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 다른 게 들어간다고 치면, 자양강장에 좋은 게다. 생강, 계란, 마늘…… 맞아맞아, 바나나에 요구르트 같은 것도 우리 집의 단골이구먼.
리들 : 그런 것까지 넣습니까……? 하지만, 효율적으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은 중요하니까 일리가 있으려나…… 얼마나 넣나요?
릴리아 : 그거야말로 적당량일세!! 영양가가 높을 수록, 빨리 나을 테고.
리들 : 그런가요…… 그럼, 좀 넉넉하게…….
릴리아 : 이 몸이 만들었을 때는 고추도 넣었다네. 한 그릇 먹은 실버가 금세 벌떡 일어나 마치 저주가 풀리는 줄 알았지.
리들 : 자, 자극물은 역효과가 아닌지? ……좋아, 조미료는 이 정도로 해 두자.
릴리아 : 어라, 벌써 들어가는 겐가?
리들 : 네. 트레이를 상상해서…… 이것이 저의 “적당량” 입니다.
릴리아 : 그런가. 그럼, 나머지는 끓이면 완성이라네.
리들 : 알겠습니다. 불은 중불 정도……인가? ……뭔가, 냄새가 독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 하츠라뷸 기숙사 - 트레이의 방 ]
트레이 : ……엣취!
콩콩
트레이 : ……응? 누구야, 이런 시간에?
덜컥
트레이 : ……아.
리들 : 「이런 시간」 은 이쪽의 대사야. 이 때에 이르러, 밤늦게까지 자고 있지 않다니.
트레이 : 기숙사에 들어와서 지금까지 잤어. 조금 나아졌으니까, 숙제만 끝냈다. 그런 것보다, 그 손에 들고 있는 건…….
리들 : ……수프야. 처음 만들었으니까, 맛의 보증은 못하겠지만…….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내일 아침, 내가 먹을 테니까.
트레이 : 아니, 잘 먹을게. 일부러 고마워.
리들 : 아아. 그럼, 잘 자…….
트레이 : ……음.
리들 : 자, 잠깐. 왜 지금 먹는 거야!? 진정하고 혼자 있을 때 먹어!
트레이 : 음…… 크흠. 아니, 모처럼 만들어줬고, 너한테 소감을 전하려고. 처음치고는 맛있다고 생각해. 고마워.
리들 : ……그럴 필요는…… 엣츄!
트레이 : 리들?
리들 : 하아…… 트레이의 방, 조금 춥네. 이래서는 나을 것도 낫지 않을 거야. 좀 더 따뜻하게 하고, 빨리 자도록 해.
트레이 : 아아, 리들도. 오늘 밤은 추울 것 같고.
리들 : 이런 때까지…… 괜찮으니까, 나보다 자기 생각을 더 많이 하라는 거야, 트레이.
[ 보건실 ]
——다음 날
리들 : ……엣츄! 으으…… 으슬으슬 춥네…….
제이드 : 리들 씨, 몸조리 잘하세요. 그럼 저는 교실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리들 : 아아, 미안했어. 수업 중에 보건실까지 데려다줘서…… 엣츄! 선생님은 안 계시는데, 침대는 비어있어. 나머지는 혼자서 어떻게든 되겠지……. 하아…… 일단 열을 재고…… 얼음 주머니도…….

리들 : 실수했네. 설마 나까지 감기에 걸릴 줄이야……. 아, 실험복…… 옷 갈아입는 걸 잊어버렸네……. 하지만, 이제…… 벗는 것도…… 귀찮고……. ………색……색…….
———
리들 : …………응? 읏! 아차, 지금 몇 시지!?
트레이 : 벌써 방과후야. 안녕, 리들.
리들 : 트레이…… 어째서 여기에.
트레이 : 리들이 보건실에서 쉬고 있다고 하길래 상황 좀 보러. 몸은 좀 어때?
리들 : 지금은, 상당히 좋아…… 엣츄!
트레이 : 아직 아닌 것 같은데. 오늘 하루는 얌전하게 자고 있도록 해. 진정되면 기숙사로 돌아가자.
리들 : 하아…… 어제와는 상황이 역전되어 버렸네…….
트레이 : 하하, 그러고 보니 그렇네. 수프, 고마웠어. 다 먹었어.
리들 : ……바보구나, 너는.
트레이 : 응?
리들 : 아무 것도 아니야. 이제 평범하게 걸을 수 있으니까, 기숙사로 돌아가서 잘래.
트레이 : 시중꾼은?
리들 : 필요 없…… 엣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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